11/26/2015

주만지는 섭선을 펼쳐 목아래를 보호했다

주만지는 섭선을 펼쳐 목아래를 보호했다. 그리고 왼손을 뻗어 만뇌자의 섭선을 잡으려했다.

흥!

만뇌자는 코웃음을 치며 왼손으로 주만지의 왼손맥문을 잡아갔다. 동시에 섭선을 펼쳐 주만지의 목을 쓸어갔다. 주만지는 왼손을 급히 움츠려 만뇌자의 왼손을 피하며, 섭선을 접어 만뇌자의 섭선을 튕겨냈다.
쨍!
섭선끼리 충돌하자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이천운은 그 소리를 듣고 놀랐다.

'저것도 쇠로 만든 부채라니...... 요즘은 부채를 쇠로 만드는 게 유행인가?'

섭선이 충돌하자 둘은 똑같이 뒤로 반보가량 물러났다. 둘의 내공이 비슷해 우열을 점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재미있구나! 불마수(佛魔手)를 받아봐라!

마뇌자는 왼손에 내력을 모아 주만지의 가슴을 후려쳤다. 불마수는 마교의 고수가 불가에 귀의한 뒤 만든 무공이라 불가와 마교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초식이 음험하면서도 강맹한 기운이 느껴졌다.

근데 무슨 무공이 이렇게 힘들어요? 죽는 줄 알았잖아요.

근데 무슨 무공이 이렇게 힘들어요? 죽는 줄 알았잖아요.

그래도 네가 생각보다 고통을 잘 참았구나. 대게 익히다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주화입마에 빠지는데...... 익히기는 쉬운데 엄청난 고통 때문에 이걸 익히는 사람은 드문 무공이야. 화검도 개인에 따라서 강유의 조화가 달라진다. 이것도 네것으로 소화시켜야 한다. 사실 안가르쳐 주려고 했건만......

왜요?

백냥내고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구나. 사실 백냥으로는 낙영검법중의 일초식값도 되지 않는다.

어쨌든 가르쳐줬으니 된거죠. 그러나저러나 참 신기한 무공이네요.

넌 화검과 빙장에 이제 겨우 입문한 거다. 화검을 극성까지 익히면 물고기는 불에 타지 않고 그냥 녹아버린다. 그리고 빙장을 극성까지 익히면 얼어서 한철보다 더 단단해지지.

11/25/2015

부락민

다. 부락민들은 모두 언덕에 나와 끓어 엎드렸다. 이 웅장한 광경은 자신들의 것이 아닌 이상 공포 그 자체였다. 첫 번째 군마가 그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한 마리, 두 마리.... 이윽고 셀 수 없이 많은 말들이 그들의 옆을 질주해갔다. 갓난아이들은 울어댔고, 경험 많은 노인들은 덜덜 떨었다. 기마군이 모두 지나가는 데는 두 시진 가까이가 소요됐다. 마지막 군마가 지나가자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긴 부락민들이 하나둘 일어났으나, 그들의 전재산이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기마군

운 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기마군(騎馬軍)이 광풍폭우(狂風暴雨)처럼 세차게 말을 달리고 있었다. 평원에 두껍게 쌓인 눈 덕에 먼지가 휘날리지는 않았지만 팔만의 기마가 내달리는 충격은 지진과 같이 닥쳐왔다. 가장 앞에서 휘날리는 붉은 군기가 이 기마군의 정체를 밝혀줬다. [누르하치의 여진병이다!] 전통적으로 몽고와 앙숙인 여진의 기마병이 지축을 뒤흔들며 파오로 쇄도해오고 있었

11/24/2015

쟁하고 있었다. [눈 냄새가 나는군

쟁하고 있었다. [눈 냄새가 나는군....] 불어오는 바람에 누르하치는 코를 벌름거렸다.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한가함이었다. '앞으로 삼 년 이내에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흥이 난 누르하치가 건주로 방향을 틀고 막 질주하려 할 때다. 어디선가 말 두 마리가 나타나 어슬렁거렸다. 누르하치는 고삐를

11/20/2015

여자에게 인기 많은 아버지를 둔 덕택에

여자에게 인기 많은 아버지를 둔 덕택에 언제나 다른 사람이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었다. 사실 한사람이 만든 요리만 먹다보면 아무리 맛있더라도 약간 질리지 않겠는가? 자신은 행운아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던 이천운은 두 그릇 정도만 먹고 젓가락을 내렸다.

"짜고 맛도 없네...... 평소 반도 못 먹겠잖아...... 그래도 밥은 옆집 자경이 아줌마가 만든 게 맛있는데...."

헐렁한 잠옷을 벗고 검은 옷을 입은 이천운은 다시 한번 크게 기지개를 하며 밖으로 나왔다. 백의를 즐겨입는 아버지와 달리 이천운은 흑의를 즐겨 입었다. 멋있어서가 아니라 때가 타도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게으르다니...... 설마 이놈이 주인공은 아니겠지?

11/18/2015

이다. 무림제패, 국조의 혼란, 전쟁, 명 황실

이다. 무림제패, 국조의 혼란, 전쟁, 명 황실의 장악, 역천(逆天)으로 이어지는 대업의 길이.... '일단은 만주의 이성양에게 한 사람을 죽여달라고 연락을 해야 하지만....' 차영괴는 자신과 끈덕진 악연을 맺은 동창의 첩형을 생각했다. 달빛에 젖은 대평원. 만주(滿洲)라고 불리는 곳이다. 오늘은 겨울 바람조차 잦아들어 오랜만에 느껴보는 포근함이 있다. 눈이라도 내릴 모양이다. 따로 길이라고 정해진 곳도 없이 그저 넓기만한 이 평원에 멀리서부터 외로운 점 두 개가

11/17/2015

은근히 찬탄할만큼 화려해서,

은근히 찬탄할만큼 화려해서, 그녀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고 안면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가의 수수한 일행과 함께하는 것이 꽤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팽영은 슬쩍 이런 이야기를 언씨 남매의 귀에 들어가도록 해봤으나 그네들은 들은 척도 안했다. 이 때문에 팽영의 기분은 영 말이 아니었다. '흥! 진주건 사천이건 촌놈들끼리 잘 어울려보라지!' 팽영은 비뚤어진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홱 돌렸다. 언제나 그곳에는 그를 상찬해줄 친구들과 그의 눈길을 기다

11/16/2015

건너갔을 법한 이런 일들이 지금

건너갔을 법한 이런 일들이 지금은 그 누구의 입에서도 거론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눈과 귀가 어느새 선(善)과 악(惡)을 상징하게 되어버린 산서무림맹과 녹림칠십이채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려 있기에 작은 사건 따위에 연연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 때문에 두 세력의 동향은 서로간에 보내고 있는 척후나 간세보다도 사람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소문을 통해 더 정확히 알려지는 웃지못할 일

11/14/2015

일대에 출몰하며 위세를 과시했다

山) 일대에 출몰하며 위세를 과시했다. 이제 지난 몇 달 간을 별러온 무림맹과 녹림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림인들을 한곳으로 유인한다는 계책은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습니다.] 중조산에 자리잡은 녹림의 군영. 펄럭이는 깃발과 번뜩이는 장창, 일사불란한 녹림도들의 움직임이 이곳이 과연 떠도는 산적들이 모여들어 난리를 일으키는 곳인가 의구심을 지니게 한다. 격식과 절도

11/13/2015

소락둘째를 다툴 왕균박이

소락둘째를 다툴 왕균박이 아담한 그의 집 정문을 힘차게 밀고 들어왔다. 온화한 그의 성격에 여러 번 불을 지를 만큼 사고뭉치에 술주정뱅이인 제자였고, 요새는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던 왕균박이기에 진왕정의 심정은 복잡해졌다. 그가 막 아이들을 밀쳐내고 선생되는 입장에서 한소리 호통을 치려할 때 다시 문이 열리더니 재기발랄해 보이는 아가씨가 그의 집 마당에 발을 디뎠다. [주정 선생님!] 왕균박의 너무나 반가워하는 인사에 진왕정은 일단 목구멍까지 올라온 호

11/11/2015

고 있는 누런 단삼에도 술과 음식

고 있는 누런 단삼에도 술과 음식 찌꺼기가 튀어 보기 싫은 자국이 점점이 매달려 있다. 그 사이에도 건달들은 이 황의사내를 부추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듣고 있는 당운혜의 낯이 뜨거워질 정도로 거짓말을 척척 잘도 해댔다. 건달들은 당운혜가 곱게 놀고 있는 자신들에게 먼저 시비를 걸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무술이 좀 높은 것을 가지고 행패를 부렸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꾸며내고 있었다. 사내는 이 감언이설에 넘어간 것 같았다. [나는 여자에게는 손을 쓰지 않는 성격

11/10/2015

무위를 세상에 처음 드러내보인

그 무위를 세상에 처음 드러내보인 것은 당나라 초기의 일이다. 정(鄭)불사(佛舍)의 명맥이 쇠퇴하여 작금에 이르러서는 '현(賢)을 이야기하려면 곧 무(武)를 행하고, 부처에게 절한 후에는 병(兵)을 논하기를 좋아한다.'고까지 일컬어지게 되었다. 즉 오늘날 소림은 불사라기보다는

11/09/2015

기대사는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기대사는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우리 화약을 써요.] '화약!' 홍기대사에게 있어 화약이란 구봉산에서 겁난을 당한 제자들의 아픔을 기억나게 하는 흉물이었다. [하지만....] 젊은 사내는 왠지 망설이는 듯했

11/06/2015

들어줬다. 남안탕산에 들어오기

을 들어줬다. 남안탕산에 들어오기 전에 마음먹었던 자포자기의 심정이 어리석어보였다. 피피픽! 그의 번민 속으로 현실세계의 화살이 우박처럼 날아왔다. 홍기대사는 녹림도와 싸우기 시작한 이래 처음